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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놈놈놈 짧은 감상

폭풍간지 정우성 (사진은 씨네21에서 가져옴)


어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을 봤다.

내가 자주 가는 영화관은 평소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인데, 주말인데다가 기대작이어서 그런지 밤 11시 반에 시작하는 데도 불구하고 좋은 좌석은 이미 다른 사람들 몫이었다.

영화는 한마디로 말해 아주 강렬했다.

영화를 보고난 뒤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스토리 상의 빈약함을 지적하는 평론가들의 글들이 보였다. '잘 짜여진 스토리가 액션을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는 지적에는 물론 동의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 영화의 액션이나 화면은 그런 지적을 별 의미없게 만들 정도로 화려하고 압도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냥 별 생각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블록버스터로 이 영화를 봤고 스토리는 그런 수준에서(혹은 내 수준에서는) 별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보는 동안 자주 느낀 것은 '이거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였다. 위험한 장면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거나 빠른 속도로 말을 달리는 장면 같은 것은 낙마할 경우 크게 다칠 것 같은데, 제대로 길도 닦이지 않은 사막 한복판에서 찍는 사람이나 연기한 배우나 정말 목숨걸고 잘 찍었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기차 장면에서의 다양한 앵글이나 확실히 실제로 스턴트를 연기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 말이 그렇게 빠른 동물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추격장면 등등 감탄할 만한 장면들이 많았다.

그리고 정우성... 인터넷에 보니 정우성의 캐릭터가 덜 부각되어 보인다고 하는데, 인물의 묘사라는 측면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화면 상으로는 정우성이 가장 화려하고 돋보였다고 본다. 송강호의 코믹 연기도 꽤나 웃겼고 이병헌의 악역 연기도 볼만하지만 정우성은 진짜 제대로 폼난다. 시장에서의 총격전도 그렇고 특히 후반부의 대규모 추격전 장면은 정말 정우성을 위한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있게 나온다.

밤늦게 본 영화인데도 전혀 졸립지 않았고 아주 시원시원했다. 관람료가 결코 아깝지 않았던, 간만에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by 바르나바스 | 2008/07/20 10:57 | 영화 | 트랙백 | 덧글(0)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2회 감상

드라마도 이제 다 끝났는데, 뭣하러 이런 글을 쓰냐고 묻는다면 별로 할 말은 없다.

처음부터 뒷북으로 이글루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여전히 하던대로 뒷북을 친다고 말할 수 밖에.

이번에는 다시 2회로 돌아가기로 한다.

2회는 크게 보아서 서우진이 소리가 빠진 테잎을 되찾으려는 이야기와 수습기자 이순철을 교육시키는 이야기, 그리고 명성일보 사주의 비리를 취재하는 이야기로 되어 있는데, 흥미진진했고 괜찮았다.

특히 손예진이 기자 서우진의 다양한 모습을 잘 연기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화가 난 채로 경찰서에 찾아가서 수사팀장을 노려볼 때의 서늘한 표정이라든가, 그 뒤에 다시 경찰서를 찾아갔을 때 경찰서 1층 로비에서 어깨가 땅에 닿을 정도로 껄렁대는 모습, 채명은 선배에게 혼날 때의 모습 등이 괜찮았었다.

그리고 수습을 교육시키면서 이런 저런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장면이라든가, 택시 안에서 신호등에 맞춰 화장을 하는 장면 같은 것은 실제 기자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또 2회에는 그동안 내가 본 다른 드라마와는 다른 특이한 장면이 있었는데, 서우진과 오태석 캡의 긴 대화를 화면을 분할해서 보여주는 다음 장면이었다.
어떻게 찍었을까?

예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본 기억으로는, 보통 카메라쪽을 향한 배우가 대사를 할 때 상대방 배우가 같이 대사를 받아주면서 촬영을 한번 하고, 또 같은 식으로 카메라의 위치만 바꿔서 한번 더 촬영을 해서 이어 붙이는 것 같았다. 이렇게 하면 비록 두 번의 촬영에서 배우들의 대사의 빠르기나 타이밍이 조금 달라도 이어붙이면 되니까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는, 아마도 다른 세트에서 촬영을 했을 두 배우의 모습을 대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시에 계속 보여 주고 있는데, 이 긴 대화를 어떻게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서 촬영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한 사람을 먼저 촬영하고 그것을 보여주거나 들려주면서 다른 사람의 촬영분을 찍은 건가? 아무튼 신기한 장면이었다.

한편 좀 아쉬운 장면도 있었는데, 서우진이 자신의 집안에서 부모와 대화하는 다음 장면이다.
화밸이 좀...

다른게 아니라 화면 색깔 때문인데 내 생각에 화이트밸런스가 너무 심하게 안 맞는게 아닌가 한다. 어떻게 보면 약간 어둡고 아늑한 집안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2회의 다른 장면들에 비해 느낌이 너무 달라서 거부감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2회의 맨 뒷 부분에 오태석 캡이 노골적으로 멋지게 등장하는 장면도 재미있었고, 본전뽑으려고 길게 늘린게 분명해 보이는 헬기 씬도 탁트인 전망을 보는 재미가 있어 나름 괜찮았다.
오캡의 완벽한 옆선을 섹시한 자세로 바라보는 서우진

오캡왕자 어둠속에서 등장하다

광활한 사건의 바다에 떠 있는 기자라고 해야하나

탁 트인 느낌이 좋았다

by 바르나바스 | 2008/07/10 00:44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9회 감상

이번 회는 기억에 남는 것이 두 가지다.

첫번째는 후배 이순철과 술을 마시며 눈물을 글썽이는 서우진의 모습이다.

손예진의 연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DVD의 코멘터리를 들어보면, 주인공 일가족의 소독차를 검문하는 구청 조과장 역의 배우 유연수씨의 표정 연기를 감독과 배우들이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넌지시 뇌물을 요구하는 구청 직원의 비굴한 듯한 웃음을 화면 한가득 보여주는데, 감독은 이런 빅 클로즈업 상태에서도 풍부한 표정으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칭찬한다. 아마도 얼굴이 자세히 보여지는 장면인 만큼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연기나 연출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일반인 시청자로서, 스포트라이트의 이 장면에서의 배우 손예진의 연기가 어느 정도 훌륭했는지 판단할 능력은 없다.

하지만, 이순철의 말을 듣고난 서우진이 어쩔 수 없이 인정하듯 '그렇지'라고 되뇌이듯 말했을 때, 그리고 그런 서우진의 눈동자 밑에 고여있는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은 채로 조그맣게 빛났을 때, 나는 배우 손예진이 아주 멋진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내 생각이다.

 

두번째는 이번 회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들 역시 약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의 마지막회 분위기 같다고 하는데, 아마도 지금까지 방송된 장면들을 약간 바랜 듯한 색깔의 정지화면으로 나열하고 있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장면을, 그동안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는 서우진의 시선으로 생각했다. GBS 보도국에 들어와서 갖은 고생을 하고, 동료들과 경찰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회의를 하고, 뉴스를 위해 뛰었던 지난 날들의 기억이 아닐까 생각했다. 바로 직전에 서우진이 기자를 관두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으니까, 어떻게 보면 온 힘을 바쳐 그토록 노력했던 모든 생활들이 현재의 일상이 아니라 그저 지나간 추억으로서만 남을 수도 있게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 한 사람의 일상이 완전히 부서지고 모든 것이 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알 수 없는 작은 분노가 생겼고, 기자라는 사람들 역시 어찌보면 나약한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때 나왔던 배경음악 리페어샵의 'fall in love'도 화면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by 바르나바스 | 2008/07/03 01:38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8회 감상

대략 영환건설 사건취재를 기점으로 해서 드라마의 촛점은 바쁘게 사건을 취재하는 9시 뉴스 기자의 모습에서 사회의 불의를 심도있게 파헤치는 기자의 모습으로 옮겨진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장진규 건 처럼 전자 쪽에 좀더 무게를 두고 사건들이 병행으로 진행되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했지만, 뭐, 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쨌거나 이번 회는 기자가 무언가 좋지 않은 것을 들춰내려 했을 때, 이를 방해하려는 압박이 어떻게 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듯 하다. 물론 나는 그런 일을 겪어보지도 듣지도 못했으므로 이게 현실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충족시켜 주기에는 적당한 것 같다.

서우진이 영환건설 비리를 취재하기 시작하면서 여기에 딴지를 거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내 생각에 무서운 것은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것 보다는 이들에게 배후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한다. 말하자면 두려움이란 무지에서 나온다고나 할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정치부장과 채명은, 재건축조합장부부, 부모님을 비롯해서 다음 회에 나오는 익명의 전화 속 사람이나 오랜 만에 통화하는 동창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취재를 말리지만 그들은 어떤 계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그들의 경고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누구의 지시를 받고 말하는지를 명확히 말해주지 않는다. 이런 불분명성은 상대를 믿을 수 없게 하고, 자신을 더 외롭게 만들고, 결국 두려움을 증가시키는 것 같다.

해서 이번 회는 나름 순진하고 경험이 부족한 주인공 서우진이 이런 상황에 휘말리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by 바르나바스 | 2008/07/03 00:52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7회를 보고 나서

내게 있어서 7회의 가장 빛나는 부분은 서우진의 앵커 오디션 최종면접 씬이었다.

이 장면에서 서우진의 행동에 대해서는 다들 대체로 부정적인 것 같다. 어느 뉴스 기사에서는 앵커가 되고 싶었던 그녀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어떤 분은 9시 뉴스기자로서는 엉뚱한 소리라고 하시고, 또 다른 분은 그냥 식상해서 마음에 안든다고도 한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이 장면에 꽤 감동했다.

사실 내가 이 장면을 보는 동안 서우진이 앵커의 꿈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했던 일들을 잘 기억하면서 봤던 것은 아니었다.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중, 우연한 기회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절실한 목표는 아니었을 것이고, 기자로서의 능력을 이제 겨우 캡에게 인정을 받기 시작했는데, 제대로 된 기자가 아니라 스타가 된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런 식으로 이 장면을 봤었다.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과 자신이 지키고 싶은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일은 있을 것이고, 나 역시 그런 생각 때문에 이 장면이 좀더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4회에 보면 정치부장이 벌내근을 서는 서우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 내 힘으로 이 사회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기자가 됐는데, 정말 이 사회가 변하긴 변하는가 의심스럽고...'

다른 사람의 말을 빌어오기는 했지만, 아마도 이것이 서우진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종강박증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찾고 싶고, 그 현장에 서 있고 싶다는 기자로서의 사명감 같은 것이 서우진으로 하여금 앵커를 스스로 포기하고 현장으로 달려나가게 하지 않았을까 한다. 바람 잘날 없는 사건 사고 속에서도 무언가 사람들에게 힘이 될 만한 것이 있기를 바라는 기자의 소박한 희망, 뭐 그런게 아니었을까.

이 장면에서 손예진의 연기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by 바르나바스 | 2008/07/01 01:23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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