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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 9회 감상

이번 회는 기억에 남는 것이 두 가지다.

첫번째는 후배 이순철과 술을 마시며 눈물을 글썽이는 서우진의 모습이다.

손예진의 연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DVD의 코멘터리를 들어보면, 주인공 일가족의 소독차를 검문하는 구청 조과장 역의 배우 유연수씨의 표정 연기를 감독과 배우들이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넌지시 뇌물을 요구하는 구청 직원의 비굴한 듯한 웃음을 화면 한가득 보여주는데, 감독은 이런 빅 클로즈업 상태에서도 풍부한 표정으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칭찬한다. 아마도 얼굴이 자세히 보여지는 장면인 만큼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연기나 연출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일반인 시청자로서, 스포트라이트의 이 장면에서의 배우 손예진의 연기가 어느 정도 훌륭했는지 판단할 능력은 없다.

하지만, 이순철의 말을 듣고난 서우진이 어쩔 수 없이 인정하듯 '그렇지'라고 되뇌이듯 말했을 때, 그리고 그런 서우진의 눈동자 밑에 고여있는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은 채로 조그맣게 빛났을 때, 나는 배우 손예진이 아주 멋진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내 생각이다.

 

두번째는 이번 회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들 역시 약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의 마지막회 분위기 같다고 하는데, 아마도 지금까지 방송된 장면들을 약간 바랜 듯한 색깔의 정지화면으로 나열하고 있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장면을, 그동안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는 서우진의 시선으로 생각했다. GBS 보도국에 들어와서 갖은 고생을 하고, 동료들과 경찰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회의를 하고, 뉴스를 위해 뛰었던 지난 날들의 기억이 아닐까 생각했다. 바로 직전에 서우진이 기자를 관두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으니까, 어떻게 보면 온 힘을 바쳐 그토록 노력했던 모든 생활들이 현재의 일상이 아니라 그저 지나간 추억으로서만 남을 수도 있게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 한 사람의 일상이 완전히 부서지고 모든 것이 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알 수 없는 작은 분노가 생겼고, 기자라는 사람들 역시 어찌보면 나약한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때 나왔던 배경음악 리페어샵의 'fall in love'도 화면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by 바르나바스 | 2008/07/03 01:38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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